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수순에 들어가면서, 사법절차의 근간을 흔들 부작용을 둘러싼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을 통해 강력히 반발했으나 여당은 회기 단축과 강제 종결을 동원해 입법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국 주도권 싸움 너머에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향후 국가 형사법 체계와 국민의 삶에 미칠 실질적인 악영향이라는 엄중한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지점은 수사 지연 현상의 극대화와 그에 따른 피해자의 고통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봉쇄되면 아주 경미한 사실관계나 증거 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조차 사건을 경찰로 다시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는 '핑퐁' 구조가 고착화되면, 수사 기간이 수개월에서 길게는 년 단위로 늘어나는 파행이 불가피해진다. 결국 신속한 권리 구제를 받아야 할 보이스피싱이나 전세사기, 성범죄 등 민생범죄 피해자들이 장기간 법적 불확실성과 고통을 온전히 떠안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1차 수사기관인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본래 검사의 보완수사는 단순한 권한 행사를 넘어 경찰 수사의 오류나 부실, 법리 오해를 바로잡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
개정안이 경찰의 불응에 대응해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권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실효성 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찰의 역량 부족이나 의도적인 소극 수사로 사건이 묻히는 경우, 이를 직접 검증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단이 없어지면서 수많은 범죄가 암장될 위험이 커졌다.
법리적인 측면에서도 헌법이 가리키는 영장주의와 공소권 행사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가 수사 기록이라는 서면 검토에만 의존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기형적 구조가 정착되면, 형사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규명과 사법 정의 구현은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법원의 공소기각 요건 확대 조항까지 맞물리며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큰 파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국회에서 이루어진 이번 섣부른 판단의 여파는 성범죄 피해자나 전세보증금을 잃은 청년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가장 먼저 도달하게 된다. 형사소송법은 국가의 법질서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가장 기초적인 보루다.
충분한 대안이나 보완 장치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피의자의 인권은 과도하게 보호하면서도 정작 범죄 피해자의 구제는 외면하는 법치주의의 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판을 무게 있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