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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물가 잡혔다" 속지 마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찬물 끼얹은 진짜 이유

3%대 물가 둔화와 고용 쇼크에도 뉴욕 증시가 외면한 진실
반도체만 홀로 급등하고 빅테크가 흔들리는 연준의 진짜 속내

출처:KBS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4%를 나타나며 표면적인 안정세를 보였고, 비농업 고용 지표 역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그럼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긴축을 향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일시적인 물가 둔화와 고용 악화라는 단면만 보고 다가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이나 조기 인하를 기대하지만, 연준 내부 핵심 인사들은 2% 물가 목표와의 괴리를 지적하며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의 칼을 빼 들 태세를 고수한다.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언제든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는 데다, 10년 만기 국채 경매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과 자본시장이 느끼는 압박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러한 긴장감은 뉴욕 증시 장세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표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한풀 꺾였으나 주요 주가지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고, 다우존스 지수는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이날 증시 하단을 방어한 주역은 빅테크 기업이 아니라 인공지능 인프라 실적 호조에 올라탄 일부 반도체 종목에 불과했다. 반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시가총액 상위 거대 기술기업은 일제히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월가 스마트머니들이 단기 지표의 착시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연준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매파적 경고와 채권시장이 짊어진 고금리 부담을 더 치명적인 리스크로 평가함을 보여준다.

 

연준 내부에 포진한 통화긴축론자들은 고용 시장 일시 둔화 신호조차 일축하며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정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다수의 반대표가 터져 나온 이후에도, 주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기업들이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고 실업률 역시 완전고용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이들은 중앙은행이 늑장 대응을 하다가 인플레이션 불씨를 진화하지 못하면 더 큰 대가를 치른다고 경고하며, 금융시장이 알아서 긴축을 소화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결국 한 차례의 미미한 금리 조정이나 일시적인 지표 둔화만으로는 연준 위원들의 확고한 매파적 방어막을 뚫어내기 역부족이다.

 

자본시장은 달콤한 지표 이면에 숨겨진 구조적 불확실성과 맞닥뜨렸다. 원유와 에너지를 비롯한 공급망 변동성은 언제든 물가를 다시 폭등시킬 도화선이며, 장기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은 실물 경제 자금 조달 비용을 임계치까지 끌어올렸다. 향후 발표될 추가 물가 및 소비 지표 역시 연준의 긴축 기조를 쉽게 되돌리기 어렵다. 투자자들은 막연한 피벗 환상에서 벗어나 중앙은행의 엄혹한 통화 긴축 의지와 거시경제의 진짜 체력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