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금융위원회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을 소유한 채 자신은 전세로 거주하는 이른바 비거주 1주택 갭투자자의 전세대출을 내년 1월부터 사실상 전면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전체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하향 조정하고, 성과급 수령 등으로 소득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직장인의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 투기성 자금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실수요자들의 혼선과 전세 시장의 연쇄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투기 목적의 대출 규제 강화 방침을 명확히 했다. 핵심 내용은 수도권과 규제 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가운데 해당 주택을 직계가족 외의 세입자에게 임대하고 있는 비거주자를 전세대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현재 다주택자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3억원 초과 아파트 취득자에 한해 적용되던 보증 제한 조치가 비거주 1주택자로 확대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로 영향을 받는 규모를 약 9조3000억원, 6만건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 전인 연내에 해당 주택에 한 번이라도 주소 등록을 한 이력이 있다면 실거주한 것으로 인정해 예외를 두기로 했다. 그러나 세입자 집에 동거인 형태로 주소만 잠시 옮기는 등의 편법이나 위장 전입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의 세제 개편 기준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기준이 엇갈린다는 점도 시장의 혼선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재정경제부의 세제 개편안은 취학이나 전근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이주할 경우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일정 부분 인정해 주는 반면, 금융당국은 단 한 번의 실거주 이력만을 기준으로 삼아 정상적인 주거 이동 수요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집주인과 쫓겨나는 세입자가 맞물려 전세 시장 전반에 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일제히 하향 조정된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 지역은 80%, 그 외 지역은 90%인 보증비율이 각각 70%와 80%로 10%포인트씩 낮아진다. 금융회사의 리스크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한도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에는 기존 보증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대출 한도 산정 방식의 변화도 대기업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시 일시적으로 소득이 급증한 경우의 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1년 소득을 기준으로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 상승률이 20%를 초과하면 최근 2년 평균 소득을, 30%를 초과하면 최근 3년 평균 소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막대한 성과급을 받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 임직원들이 과거처럼 급증한 소득을 곧바로 인정받아 대출을 늘리는 일이 불가능해진다. 반대로 소득이 감소한 차주는 보수적으로 심사하여 과도한 대출을 차단한다. 이번 대책은 연내 가계 대출 공급 여력을 늘려 실수요자를 지원하는 한편, 투기적 수요와 소득 착시를 이용한 대출은 철저히 틀어쥐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