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MTN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10일 미만 수준으로 떨어지며 산업계에 전례 없는 비상이 걸렸다.
단순한 시황 회복이나 일시적 수요 반등 국면을 넘어, 당장 글로벌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바닥을 드러내는 절대 고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내년에 더욱 심화되어 역사상 가장 타이트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초유의 공급난을 촉발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글로벌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주도하는 공격적인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로 꼽힌다. 클라우드 AI 서비스와 모델 호스팅, 토큰 과금 등이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매출원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서 관련 인프라 투자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내년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60% 급증한 1조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5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전체 AI 투자 예산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 기관과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 내 메모리 비중은 2025년 14%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 40%로 뛰어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최대 6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불과 2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과 투입 비중이 약 4배 가까이 폭증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공급 부족은 AI 연산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 즉 HBM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AI 서버 투자가 급증하면서 서버용 DDR5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인 eSSD 수요까지 동반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공급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규격인 HBM4의 생산 확대가 범용 D램의 공급을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HBM4는 기존 범용 D램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웨이퍼 생산능력을 소모하는 까닭에, HBM 생산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일반 D램에 배정할 수 있는 여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내년 D램과 낸드의 비트 기준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10퍼센트포인트 이상 크게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사상 초유의 슈퍼 공급난과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예고된 것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근 고점 대비 38%나 하락하며 깊은 조정을 겪었다. 현재 두 기업의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3배 수준까지 떨어져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공급 부족 국면 속에서 향후 대규모 주주환원과 함께 강력한 주가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