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채널A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워런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산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그렉 아벨 최고경영자(CEO)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63%를 단 5개의 종목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세기 넘도록 버크셔를 이끌어온 워런 버핏의 공백 속에서도 후계자인 아벨은 ‘검증된 핵심 종목에 장기 투자한다’는 기존 철학을 고수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중심의 기술주 비중을 과감하게 늘리는 변화를 주고 있다.
전체 3600억 달러(약 482조원) 규모의 거대한 자금줄을 쥐고 있는 버크셔의 새로운 투자 지형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상위 5개 종목으로의 자산 집중 현상이다.
실제로 아벨이 이끄는 버크셔 포트폴리오 가운데 226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상위 5개 기업에 몰려 있다. 구체적인 종목별 배분 현황을 살펴보면 애플이 전체 자산의 20.2%인 728억 70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14%인 505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알파벳이 10.2%(366억 3000만 달러), 코카콜라가 9.9%(358억 6000만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가 8.4%(301억 3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을 향한 아벨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다. 버핏이 과거 기술 섹터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아벨은 취임 이후 알파벳의 보유 물량을 대폭 늘렸다.
올해 1분기에만 투자 규모를 세 배 이상 확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7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도입 이후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의 가치가 크게 작용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의 성과가 버크셔의 기술주 비중을 전체 자산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다.
동시에 버크셔의 전통적인 핵심 자산인 애플 역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거 수년간 정체기를 겪었던 애플은 생성형 AI 기반의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인 이후 아이폰 판매량이 다시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익성과 성과를 증명해 보이면서 아벨 체제에서도 포트폴리오 최상단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버핏의 ‘평생 보유’ 철학을 대변해 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 역시 안정적인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두 종목은 매우 낮은 매입 단가와 압도적인 배당 수익률 덕분에 매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버크셔의 주당 매입 단가는 코카콜라가 약 3.25달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8.49달러에 불과한 반면, 현재 주가는 각각 88달러와 326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매입 단가 기준 연간 배당 수익률은 코카콜라가 65%,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45%에 달한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진출해 있는 코카콜라의 사업 확장성과 결제 대행 및 대출 기관으로서 양방향 수익을 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구조는 장기 경기 확장 국면에서 강력한 방어력을 제공한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대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아벨은 2분기에도 3000만 주 이상의 주식을 처분하며 8분기 연속으로 이 종목의 비중을 축소했다. 최근 2년간 버크셔가 보유한 대표적인 금리 민감 은행주 지분은 절반 이상 감소했다.
과거 버핏이 장부가 대비 62%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장부가 대비 58%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순환에 민감한 해당 종목에 대해 아벨이 점진적인 비중 축소 전략을 취하면서, 버크셔의 포트폴리오는 철저하게 검증된 성장성과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